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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 정밀의료 코호트 구축과 국제협력
» 작성자 : 대한장연구학회 » 작성일 : 2017-11-29 » 조회 : 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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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의료 코호트 구축과 국제협력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코호트연구 및 바이오뱅크 사업에 대한 신뢰도 높아 국제적인 정밀의료 컨소시엄에서
중요한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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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도 준 _ 국립보건연구원 원장

2015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오바마가 연두 시정연설에서 정밀의료 추진을 언급한 이후 정밀의료는 의학연구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화두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 의사들이 정밀의료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갖고 있지 못하다. 정밀의료를 지금 하고 있는 의료행위를 좀 더 정밀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의학계에서 나름 권위가 있고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조차도 자신이 만들어낸 지극히 개인적인 개념을 갖고 정밀의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흔히 본다. 

사실 정밀의료라는 개념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상당한 기간을 두고 꾸준히 발전하고 변형되어 왔기 때문에 학자마다 그 정의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정밀의료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정의를 든다면 미국의 Kamerson 등이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논문에서 내린 정의를 들 수 있다(1). 즉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있어서 집단적인 접근을 넘어서서 개개인의 유전체, 생활환경, 습관의 차이를 분석하고, 이에 따라 각 개인에게 가장 적절한 예방, 치료의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전부터 많이 이야기되던 맞춤의학의 개념은 정밀의료와 매우 유사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가지 용어와 개념이 혼동해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두 용어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한 번 더 정의한다면 정밀의료란 맞춤의학을 수행하되 집단의 생명정보 데이터 위에서 개인의 생명정보를 분석하여 수행하는 맞춤의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전의 맞춤의학은 주로 유전체학에 기반을 둔 생체정보를 이용하였다면 정밀의학은 유전체학(genomics), 단백체학(proteomics), 대사체학(metabolomics), 리피도믹스(lipidomics),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ics) 등의 정보와 실시간 생활활동정보(라이프로그, life-log)를 종합하고 분석하여 적용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정밀의료란 지금까지 의료인들이 수행해왔던 의료행위를 좀 더 "정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명정보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개념의 의학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정밀의료가 제대로 실현된다면 지금처럼 평균적인 치료법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특성에 따라 완전히 차별화된 예방, 치료법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전에는 그나마 개인의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의료행위가 약간이나마 이루어지더라도 이는 그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에 근거하여 이루어졌으나 정밀의료의 시대에는 의사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하여 그 환자로부터 얻은 생체정보를 이용하여 각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의료행위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밀의료가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여 막대한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하며, 이는 데이터의 양과 질에서 지금까지의 개념을 뛰어넘는 큰 프로젝트로 국가 차원에서의 추진이 필요하다. 그래서 각 나라에서는 정밀의료의 추진을 위해서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장기적인 코호트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100만 명, 일본은 10여만 명 코호트를 시작하였으며, 이외에 영국, 중국 등도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의 대규모 코호트를 기획하여, 이의 실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코호트가 이전에 비해서는 큰 규모의 코호트임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하여 정밀의료에서 목표로 하는 여러 가지 정보를 완벽하게 담는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데 충분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코호트 구축은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무작정 코호트의 규모를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 나라별로 자신의 인구집단에 대한 대규모 코호트를 구축하는 것은 꼭 필요하나 동시에 이러한 대규모의 코호트간의 협력과 데이터 및 시료의 공유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밀의료를 추진하고 코호트를 추진한다고 하여 모든 나라의 데이터가 교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코호트가 국제 기준으로 볼 때에 충분히 높은 수준의 프로토콜에 의해 진행이 되고 있어야 하며, 참여인원의 숫자가 과학적 결론을 얻기에 충분해야 한다. 또 그 코호트에서 수집된 각종 역학자료와 인체자원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집되고 측정이 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이유로 2016년 6월 일본 동경에서 열린 HIRO(Heads of International Research Organizations) 회의의 주제안건 중 하나가 각국에서 수행하고 있는 대규모 코호트의 비교·분석이었고, 이에 대하여 미국 NIH 원장인 Francis Collins가 그 결과를 직접 분석, 발표하였다. 여기에서 Collins는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서는 대규모 코호트 간에 국제적인 협력이 필수적임을 천명함과 동시에, 이러한 국제 컨소시엄에 들어올 수 있는 코호트는 좀 더 높은 기준에 의해 엄밀하게 디자인이 되어야 하며 기존의 코호트를 이용하기보다는 정밀의료를 목적으로 하는 대규모의 코호트를 새롭게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천명하였다. 

이후 2016년 9월 19일 미국 뉴욕에서의 한미일 3개국 보건장관, 국립보건원 원장, 국립암센터 원장 회의에서 3국간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고, 2016년 12월 7일에는 한국 국립보건연구원과 미국 NIH 공동 주최로 한미 정밀의료 심포지엄이 WebEx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국제간의 협력은 한 나라에서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정밀의료 코호트 구축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인종적 차이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질병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유전체, 단백체, 대사체 등의 차이를 구별하여 정밀의료가 목표로 하는 질병 발생과 진행 및 예방과 관련된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현재 정밀의료에 관한 국제협력에서 우리나라는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이 되고 있으며, 각종 국제회의에 초청이 되는 위치에 있다. 이는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사업 등 그동안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코호트 사업과 바이오뱅크 사업이 국제적인 시각에서 볼 때에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사업을 통한 데이터 생산과 이를 이용한 논문의 양과 질을 볼 때에 한국의 의학 및 과학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우리의 위치는 향후 국제적인 정밀의료 컨소시엄이 구성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우리나라의 정밀의료 시스템 확립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1. Kamerson, JL and Longo DL. Precision Medicine - Personalized, Problematic, and Promising. N Engl J Med 2015;372:2229-2234

[출처] 대한의학회 E-NEWSLETTER _ No.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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